은행의 역할
은행을 일컫는 말 중에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는 '자본주의의 심장'이라는 말입니다.
은행은 자본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돈'이 피라고 가정하면 그 피를 펌프질로 공급하는 심장처럼
사회의 구석구석에 배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은행은 예금자(잉여의 돈을 가진 사람)와 투자자(돈이 필요한 사람)을 중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지만 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나만 꼽자면 바로 '신용창조'를 하는 것입니다.
천지창조도 아닌 신용창조라니 다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은행은 매번 이 신용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글을 적는 이 순간에도 은행은 신용을 창출합니다. 앞서 자본주의에 대한 설명 편에서 말씀드렸듯이
자본주의에서 돈은 곧 빚이며 신용입니다. 빚을 빌리기 위해서는 우리는 서열화된 신용을 이용해야하고
이 신용을 통해 자본을 창출합니다. 그러나 이 시각은 은행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소 다릅니다.
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만약 예금을 한 사람이 100명이 있는 A은행이 있다고 가정합니다. A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은 무엇일까
한 번 상상해 봅시다. A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뱅크런(Bank-Run)입니다. 100명의 예금 고객들은
자신들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은행으로부터 돈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은행에 예금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A은행의 예금고객이 모두 한꺼번에 예금을 찾으러 오면, A은행은
바로 파산하게 됩니다. 은행이 신용을 창출한다는 점은 이 부분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예금자들에게 은행은
안전하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 사회 신용의 핵심입니다.
실제 은행은 예금자 100명의 예금 100억 중에서 단 10% 이내의 비율만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어려운 용어로
지급준비율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노던 록 은행도 뱅크런을 경험한 바가 있고 2011년 우리나라의 저축은행도 뱅크런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뱅크런의 무서운 점은 전염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A은행에 지급불능 소식을 들은 B은행의 고객들 역시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습니다. 곧바로 B은행으로 달려가 자신의 예금부터 빼달라고 아우성을 칠 것입니다. 은행이 위기가
오게 되면 국가가 나서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은행의 파산으로 구제금융같은 공적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대형 은행의 파산으로 인해 자본주의 시스템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 산업의 새로운 위기
과거에 은행 산업 자체의 위기였던 지급불능 등의 문제는 현재 일어날 가능성이 적습니다.
국가에서도 다양한 제도들을 통해 은행이 파산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유동성 관리를 해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심장, 은행은 요즘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유사은행업'의 발전입니다.
과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은행의 문턱이 매우 높았습니다.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신규 은행이 생겨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고도화로 IT산업의 은행 접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넷 은행의 출연과 비트코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인터넷 은행은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모바일앱과 인터넷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지점 운영비가 없기 때문에 전통은행과 다르게 판매관리비(인건비)가 적게 나가 그 부분만큼은 고객에게
새로운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서 많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은행은 막강한 파워인 '신용창출'에도 도전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은행 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변모해나갈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은행이 등장했지만 대부분의 기업 고객들은
아직까지 전통적인 은행들을 통해 업무를 봐야 합니다. 또한 비트코인은 현재 디지털 금이라 하여 화폐적 기능보다는
자산 형성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기존의 은행들이 이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인지, 아니면 아예
은행과 관련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될지는 두고봐야 할 화제입니다.
은행산업과 관련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근로소득의 독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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